🧩 사유하는 세계
번역된 문학은 같은 문학인가? 언어, 의미, 그리고 세계의 문제
1. 번역은 가능한가, 아니면 불가능한 환상인가?“번역은 배신이다(Traduttore, traditore).”이탈리아 속담처럼, 번역은 흔히 ‘불가능한 예술’로 여겨진다. 특히 문학 번역은 단순한 언어의 치환이 아니라, 문화, 정서, 맥락까지 옮겨야 하는 복합적인 작업이다. 그렇다면 과연 문학은 번역될 수 있을까?언어철학자 벤야민은 「번역자의 과제」에서, 번역은 원문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 언어’에 이르는 길이라고 했다. 이 말은 번역이 단지 내용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언어와 언어 사이의 보이지 않는 ‘사이’를 드러내는 작업이라는 뜻이다. 벤야민에게 번역은 충실한 복사본이 아니라, 원문과 병치되며 그 자체로 새로운 작품이 되는 것이다.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번역은 단순한 ‘가능/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