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 번역의 미학, 그 차이를 이해하는 시간.
👉 문학×심리 콘텐츠 더 보기1. 번역은 가능한가, 아니면 불가능한 환상인가?
“번역은 배신이다(Traduttore, traditore).”
이탈리아 속담처럼, 번역은 흔히 ‘불가능한 예술’로 여겨진다. 특히 문학 번역은 단순한 언어의 치환이 아니라, 문화, 정서, 맥락까지 옮겨야 하는 복합적인 작업이다. 그렇다면 과연 문학은 번역될 수 있을까?언어철학자 벤야민은 「번역자의 과제」에서, 번역은 원문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 언어’에 이르는 길이라고 했다. 이 말은 번역이 단지 내용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언어와 언어 사이의 보이지 않는 ‘사이’를 드러내는 작업이라는 뜻이다. 벤야민에게 번역은 충실한 복사본이 아니라, 원문과 병치되며 그 자체로 새로운 작품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번역은 단순한 ‘가능/불가능’의 문제가 아니다. 번역은 다르게 옮겨지는 방식으로, 원문의 잠재력을 새롭게 해석하고 펼쳐내는 일이다. 번역은 불가능하면서도 필연적인 행위다. 문학은 타인과 만나야 의미가 확장되며, 번역은 그 만남의 유일한 통로다.
📝 언어는 다르지만, 감동은 이어집니다.
👉 추천 인문학 콘텐츠 보러가기2. 문학은 언어 너머의 정서를 옮길 수 있는가?
문학 번역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단어가 아니라 정서와 맥락이다. 언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의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문화의 결정체이자, 감정의 그릇이며,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다. 그러므로 번역자는 단어만이 아니라, 그 단어가 ‘말해지는 방식’까지 옮겨야 하는 딜레마에 놓인다.
예를 들어,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간결한 문장과 절제된 어조 속에 깊은 자조와 절망을 품고 있다. 이를 한국어로 번역할 때, 지나치게 번역투를 피하면 ‘맛’이 사라지고, 원문 그대로 옮기면 이질감이 생긴다. 어떤 단어를 어떻게 옮기느냐는 결국 ‘작가의 의도’보다 ‘번역자의 해석’이 개입된 결과물이다.
또한, 시처럼 함축적이고 운율이 중요한 장르는 번역이 더 까다롭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 한 줄은 원어의 리듬과 모호함 속에서 수십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이를 다른 언어로 옮길 때,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포기할 것인지의 선택이 곧 번역의 본질이 된다.
🌍 언어를 넘어 마음으로 닿는 글, 지금 만나보세요.
👉 문학×심리 콘텐츠 전체 보기'🧩 사유하는 세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자가 없으면 문학도 없다: 의미를 만드는 또 하나의 창작자 (0) 2025.03.30 문학은 이제 ‘스크롤’된다: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는 새로운 문학인가? (0) 2025.03.29 윤리 없는 예술은 가능한가: 문학과 도덕성의 충돌 (0) 2025.03.27 모든 문학은 인용이다: 인터텍스추얼리티와 문학의 관계망 (0) 2025.03.26 이야기 속 ‘나’를 믿을 수 있을까: 소설 속 화자와 자아의 철학 (0)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