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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철학 4편] 혐오와 언어 – 말은 어떻게 배제를 정당화하는가
📢 말은 단순한 표현을 넘어, 사람을 상처 입히고 배제할 수도 있습니다. 혐오 언어의 구조를 철학적으로 탐색해봅니다.
우리는 종종 ‘말뿐인데 왜 예민하게 구냐’는 식의 반응을 접합니다. 그러나 철학과 언어학은 오래전부터 ‘언어는 행위’이며, ‘말은 세계를 만든다’고 말해왔습니다. 특히 혐오 표현은 그 자체로 폭력이며, 사회적 배제의 통로가 됩니다. 이 글에서는 말이 어떻게 혐오를 생산하고 정당화하는지를 살펴봅니다.
말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다
언어 철학자 J.L. 오스틴은 ‘발화행위(speech act)’ 이론을 통해 언어가 단순한 전달 수단이 아니라, 실제로 행위를 발생시키는 힘을 가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사임합니다’, ‘당신을 체포합니다’와 같은 말은 말하는 순간 현실을 변화시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혐오 표현도 그 자체로 사회적 배제를 수행하는 행위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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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와 권력 – 철학자의 시선혐오 표현은 현실을 만든다
‘여자라서 안 돼’, ‘원래 저 나라는 저래’, ‘장애인은 힘들지’ 같은 말은 단지 개인의 의견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회적으로 특정 집단을 열등하게 만들고, 편견을 강화하며, 구조적 차별을 고착화합니다. 이런 언어는 듣는 사람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훼손할 뿐 아니라, 그 집단 전체를 배제 가능한 존재로 설정합니다.
은폐된 혐오, 일상적 언어 속 차별
혐오 표현은 노골적인 욕설뿐 아니라, 일상어 속에서도 교묘하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정상가정’, ‘여성스러움’, ‘남자다움’, ‘외국인 노동자’ 같은 말들은 특정한 ‘정상성’에 기준을 두고 타인을 평가하거나 구분 짓는 구조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언어는 때로 중립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강력한 위계와 규범을 내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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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편: 푸코와 규범 – 혐오는 어떻게 관리되는가말하기의 윤리, 침묵의 윤리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는 ‘말은 행위이며, 언어는 권력’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말을 통해 타자와 관계를 맺고, 그들을 포함하거나 배제합니다. 그렇기에 말에는 윤리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침묵도 권력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떤 말을 할지보다, 어떤 말을 멈추어야 하는가일지도 모릅니다.
📌 다음 편 예고
5편 예고: 혐오를 넘는 사유 – 공감 대신 책임이라는 윤리
레비나스, 아렌트, 버틀러를 연결해 혐오를 넘어서는 철학적 태도를 모색합니다.🔗 시리즈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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