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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인간 본성에 대한 오래된 질문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이 질문은 인류가 철학과 도덕을 고민하기 시작한 이래 수천 년 동안 반복되어 온 주제다. 우리는 누군가의 이타적인 행동을 보며 인간은 본래 착하다고 믿고 싶어지고, 동시에 잔혹한 범죄나 이기적인 결정 앞에서는 인간이 본래 악한 존재라고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일까?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한가, 악한가, 혹은 아무것도 아닌 상태인가?
이 글에서는 동서양 철학자들과 현대 심리학자들의 입장을 바탕으로 인간 본성의 본질을 탐구한다. 단순한 이분법에서 벗어나, 우리가 어떤 존재로 성장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함께 나눠보자.
2. 인간은 본래 선한가? — 맹자와 루소의 관점
고대 중국의 유학자 맹자(孟子)는 인간이 본래 선한 존재라고 주장했다. 그는 『맹자』에서 인간의 마음속에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즉 타인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본래 존재한다고 보았다. 아이가 우물에 빠지려 할 때 누구나 반사적으로 구하려는 마음을 가지듯, 선한 본성은 타고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유사한 견해는 서양 철학자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루소는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는 순수하고 선하지만, 사회와 문명이 인간을 부패시킨다고 보았다. 사유재산과 경쟁, 위계질서가 인간을 이기적이고 탐욕스럽게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본래 선하지만 환경이 그 본성을 흐리게 만든다고 루소는 강조했다.
3. 인간은 본래 악한가? — 순자와 홉스의 주장
맹자와는 달리 순자(荀子)는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보았다. 그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이기적이며 쾌락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보았고, 그러한 성향은 교육과 법, 제도에 의해 교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자』에서는 인간이 타인을 해치거나 욕망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본성이라고 언급된다.
서양에서는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가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리바이어던』에서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벌인다고 표현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타인과 경쟁하며, 따라서 사회는 강력한 법과 권력으로 인간의 본성을 억제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4. 인간은 본래 중립적인가? — 아리스토텔레스와 현대 심리학
그렇다면 인간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존재일까?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는 인간이 선과 악 중 어느 쪽도 타고나는 것이 아니며, 반복된 행동과 교육, 습관에 의해 성품이 형성된다고 보았다. 인간은 주변 환경과 사회적 맥락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든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의 존재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현대 심리학에서도 강하게 반영된다.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의 복종 실험은 평범한 사람들이 권위에 따라 충격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프란스 드 발(Frans de Waal)은 침팬지와 같은 동물들도 공감, 협력, 도덕 감정을 보인다는 연구를 통해, 이타성과 도덕성이 생물학적으로 내재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5. 결론 — 인간 본성은 하나로 정의될 수 있는가?
결국 인간의 본성을 선이나 악이라는 단어 하나로 정의하기란 어렵다. 맹자와 루소는 인간의 선함을, 순자와 홉스는 인간의 이기심을 강조했고, 아리스토텔레스와 현대 학자들은 인간이 어떤 존재가 될지는 환경과 선택의 문제라고 말한다.
우리가 진짜 고민해야 할 것은 아마도 이런 질문일 것이다. 우리는 어떤 환경을 만들고 있으며, 어떤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안에서 더 선한 인간이 되기를 선택하고 있는가? 인간은 정해진 본성보다,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도덕적 존재가 되어간다. 이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희망과 책임을 동시에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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